영화관이 살아나고 있다? : CJ CGV 드디어 흑자전환하다
코로나로 가장 피해받은 업종 중 하나가 영화관이죠. 닫힌 공간에서 2~3시간을 200명 이상이 앉아있어야 하다보니 정부도 사업금지를 명령하고 관람객들도 가기 싫어했죠. 그러나, 코로나에 대한 위험성이 점차 해소되고 사회적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영화관을 사람들이 찾기 시자했습니다. 한국에서 대표적 영화관 CGV를 운영하는 CJ CGV의 이번 3분기 실적발표가 이를 증명했어요.
분기실적을 보면,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영업손익의 증가에요. 무려 전년동기 -775억 적자를 내다가 +77억을 냈죠. 물론, +77억은 CGV의 체격에 그렇게 큰 금액은 아니지만, -775 -> +77억을 했다는 것은 대략 850억 정도의 영업이익을 냈다는 것입니다. 매출액 성장도 1,621억 -> 4,051억으로 150%의 증가를 했구요. 매출액, 영업이익 등 중요한 지표들이 성장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흑자전환하기는 어렵지만 적자전환은 굉장히 쉬운 CGV : 우리도 OTT로 갈아타야하나..?
지금까지 CJ CGV의 흑자전환에 심취해서 장밋빛 미래만 보여드린 것 같네요. 하지만, (제 솔직한 의견이기도 한)CGV의 리스크도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생각을해요. 우선, 영화관은 영화'관'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실체가 있음으로 고객 경험의 증가에 유리하고 영화는 큰 스크린으로 봐야 훨씬 실감이 난다는 소리를 많이하죠. 둘 다 맞는 말입니다. 다만, 코로나 같은 질병이 영원히 사라지거나 넷플릭스, 디즈니+가 경쟁적으로 만들어내는 수 많은 컨텐츠들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뚝 끊길 때 얘기입니다. 하지만, 그럴 일은 굉장히 희박하죠. 그래서, CGV는 도심에 가장 유동인구가 많고 비싼 백화점 안에 입점해 있기에 임차비용이 굉장히 비쌉니다. 코로나 터졌다고 철수를 쉽게 결정하지도 못해요. 한 번 나가면 그러한 자리를 또 찾기 힘들기 때문에 버텨야하죠. 장사는 안되는데, 그 비싼 백화점 자리비용을 2~3개층 사용비용을 내야하니 한 번에 손실을 많이보는 비지니스구조입니다.
3분기 실적을 잠시 다시 볼게요. 4,051억원의 매출액을 올렸죠. 여기서 매출원가 2,515억원을 빼니 1,536억원이 남습니다. 영화 제작사, 배급사 등등에 지불한 비용이죠. 그래도 1,536억원이나 남았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판매관리비' 비용이 무려 1,459억원이 나갑니다. 즉, 인건비+임차비용입니다. 말씀드렸다싶이 영화관은 쉽게 자리 못나가요. 하지만, 유지비용은 나가죠. 그 비용이 총매출이익의 95%나 됩니다. 그러다 보니 영업이익이 77억 밖에 남지않은거죠. 열심히 매출액 올렸지만, 판매관리비에서 다 까지니 매출액을 월등히 올려야 영업이익이 좀 남는 것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매출액이 월등히 찍히지 않으면, 판매관리비용이 할인되는 것이 아니기에 바로 적자가 불어나는 것입니다.
판매관리비 비용 큰거 알겠어, 그런데 매출액이 찍히고 있잖아? : 응, CGV는 중국, 터키,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미국 등 세계적이야!
한국 판매관리비용만 좀 줄이면 될 것 같았는데, 오 마이갓. CGV는 한국에서만 장사하지 않습니다. 영화관사업이 잘 될 것이라 생각하였기에 200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여러 나라에 영화관을 짓기시작했어요. 그 나라들이 중국, 터키,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미국 등 입니다.
그나마, 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는 사회적거리두기 해제로 CGV 매출액 상승에 크게 기여를 했어요. 하지만, 문제는 중국과 터키입니다. 최근 중국은 다시 제로코로나를 시행한다고 재봉쇄를 했죠. 위 표를 보면 알겠지만, CGV의 중국내 영화관 점유율은 3% 밖에 되지않지만, 영화관 사이트 수는 2위입니다. 여기서 '사이트'는 영화관을 얘기합니다. 스크린수도 보면 2위입니다. 중국인구가 워낙 많다보니 점유율 일의 자리 수 차지해도 금방 한국 전국방방 곳곳에 있는 CGV 사이트수 대부분 따라잡는 거에요. 중국의 CGV가 잘되면 좋지만, 재봉쇄도 한 상태이고 중국 정부가 영화심사 강화를 한다고 발표한 상태이라 영화 컨텐츠 공급망에 문제가 생길 것입니다. 영화가 다양하게 공급이 안되면 그만큼 관람객도 줄겠죠.
터키는 사실 관람객이 늘었어요. 그래서 매출액도 57.5%나 전년 동기대비 늘었죠. 하지만, 그럼에도 영업이익은 줄었어요. 왜 그럴까요? 바로 인플레이션입니다. 터키는 초인플레이션으로 지금 터키돈인 리라화의 가치가 쭉쭉 떨어지고 있어요. 아래표는 달러대비 리라의 가치를 보여주는 차트에요. 리라의 가치가 꾸준히 하향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CGV는 터키에서 점유율이 55%나 되요. 한국이 44%이니까 얼마나 터키에서 CGV가 몸집을 불렸는지 알 수 있겠죠. 해외 사업은 장사가 잘 되기만 해서도 안되요. 그 나라의 통화가치도 높아야겠죠. 그래야, 한국 원화로 들고 올 때 환차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위 차트를 보시다시피 리라의 가치는 계속 폭락하고 있습니다. 이에 CGV는 터키에서 아무리 장사를 잘했어도 적자를 보는 상황인거죠.
가장 큰 문제는 빚이 너무 많다는 거 : 이자있는 빚. 차입금..
아까 CGV가 3분기 영업이익이 +77억이라고 했죠. 판매원가에 판매관리비 그렇게 비싼 비용 다 빼고 겨우 77억 남겼는데, 여기서 포텐이 터집니다. 바로 코로나 때 힘들어서 빌린 차입금의 이자비용이 어마무시하다는 거죠.
무려 이번분기에 금융비용에만 802억을 지출합니다. 영업이익의 1000%를 이자내는 비용에 지출한거에요.
그러다 보니, 이것저것 빼고 남은 순이익을 말하는 당기순이익이 -383억을 찍게됩니다. 문제는 이러한 금융비용이 줄어들기에는 너무나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는 거에요. CJ CGV 부채비율이 829.9%, 이자를 내야하는 순차입금비율이 67.6%에요. 부채비율이 200% 이상이고 순차입금비율이 30% 이상이면 적신호로 보통 간주하는데 빨간 불이 켜졌죠.
관람객 수가 줄어드는 영화관시장 : 다른 전략이 있을 수 있을까?
한국 영화관 관람객 수는 2004년 3000만명 부터 시작해서 2014년 1억명을 돌파해요. 이렇게 2019년까지 이어지다가 2020년 코로나가 터진 해 1900만명으로 5분의1토막이 나버리죠. 현재 22년은 3900만명이고 올해 말까지 집계하면 4000만명은 넘겠네요. 아직 코로나 이전 관람객 1억명까지는 갈 길이 멉니다. 간혹, 몇몇 사람들은 코로나가 완전 종식하면 영화관 관람객도 많이 늘겠지라고 말하는 분도 있어요. 하지만, 저의 생각은 완전히 다릅니다. 우선, 19년도에는 넷플릭스가 국내에서 유명하지도 않았고 디즈니+가 태어나지도 않았어요. OTT 시장이 몇몇 서방국가를 제외하고 침투율이 높지않았던 상황이죠. 하지만, 코로나가 OTT시장의 파이를 엄청나게 키웠고 사람들은 이에 익숙해졌죠. 가장 무서운 것은 명령보다는 익숙함이에요. 세탁기가 들어선 이후로 손빨래하기 참 힘들죠. 세탁기 냅두고 왜 손빨래하는지도 모르겠구요. 사람은 익숙함에 굉장히 능숙합니다.
이렇게 소비자들의 인식이 바뀌고 영화를 집에서 볼 수 있게 훌륭한 하드웨어들도 나옵니다. 짱짱한 스피커는 물론이고 대형 모니터도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같은 곳에서 내고 있죠. 심지어 접혀요! 이러한 상황에서 다시 영화관이 살아난다? 글쎼요. 저는 물음표입니다.
다만, 앞으로 개봉 할 영화들이 블록버스터급이기는 하다.. : 이건 챙겨봐야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관람객을 끌었고 매출액을 올린 영화 아바타가 '아바타2'로 개봉예정이기도 하구요. 블랙펜서2는 이미 상영 중으로 인기몰이 중입니다. 밑에 제가 표시 해 놓은 것이 관람객을 많이 끌 것 같은 영화들을 간추려서 포함한 건데요, 대부분 외국영화이지만 국내 영화에서도 범죄도시 시리즈 처럼 히트칠 개봉작이 나올 수 있기에 가능성은 열어둬야 할 것 같습니디.
현재, 당기순이익이 2017년 이래로 계속 적자여서 PER을 구해서 가치평가를 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이커머스 기업처럼 적자를 보더라도 점유율 늘리는 방식도 아니고요. 단지, 언제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유의미한 흑자가 나서 가치평가가 되는지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아직은 차트상 매매로 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