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주식/News, Trading Note

압사사고가 일어나는 이유(ft. 이태원 압사사고, stampede)

10월 29일에서 30일 넘어가는 새벽. 할로윈파티를 즐기기위해 엄청난 인파가 이태원에 몰렸죠. 외국인 친구들이 이태원에서 놀지 않겠냐는 질문에 주말에도 일했기에 피곤하다며 가지않았습니다. 그렇게, 잠을 자고 일어났는데, 긴급속보로 이태원에서 사람이 오전 7시 기준 150명이 깔려죽었다고 하네요. 추가적으로 부상자까지 합하면 200여명이 넘어간다는데,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 같은 곳이나 인도같이 질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경우에만 압사사고가 일어나는거라고 생각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도 무려 150여명 이상이 깔려죽었다니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알아보려해요.



압사가 정확히 무슨 뜻일까? : 발로 밝혀 숨막혀 죽는다.


우선, 압사란 무엇일까요? 누를 압'壓' 죽을 사 '死'를 써서 말 그대로 눌려서 죽는 것을 뜻한다. 압사가 영어로 stampede인데, stamp(쿵 찍다) +pede(발)이란 뜻으로 주로 압사사고가 사람들의 발에 눌려서 일어나다 보니 저러한 언어가 탄생한 것 같습니다. (pede가 발이란 뜻으로 가장 쉬운 예는 자전거 pedal 생각하면 되요)

우선, 왜 압사의 '압(壓)'이 일어났는지 부터 추측해보죠.우선, 할로윈이 워낙 한국에서 크리스마스 다음으로 유명한 축제이다 보니 인파가 몰리는 것은 예전도 같았습니다. 심지어, 평상복을 입고오는 사람은 드물고 파티이다 보니 분장을 하고 코스튬을 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보니 걷기가 불편할 수도 있고 몸집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몸에 이것저것 붙이기 때문이죠(심지어 10월 말은 초겨울이다). 그러다 보니, 같은 1명 이어도 몸집이 달라지고 불편해지니 1명 + @가 될 수 있죠.

가슴과 배 사이 횡격막이라는 곳이 있는데, 횡경막이 아래로 내려가면 산소를 들이마시고 위로 올라가면 숨을 내뱉는 것이 우리가 숨쉬는 원리에요. 그런데, 이 횡격막이 눌려서 일을 안하면 어떻게 될까요? 숨을 내쉬지도 마시지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요. 이게 압사의 주된 이유 중 하나입니다.


대체 왜 이태원에서 압사(stampede)가 일어난 것일까? : 이태원 압사사고는 언덕에서 발생했다.


우선, 이태원에서 압사사고가 발생한 곳이 언덕지역입니다. 왜 언덕지역이었을까요? 통계에 의하면 성인 65kg 100명이 앞으로 넘어지면 18t의 힘이 가해진다고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동물 중 하나인 아프리카 코끼리가 6t이니까 무려 코끼리3마리 무게가 인간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셈이죠. 다만, 이는 평지 기준이고 언덕은 다릅니다. 언덕에서는 중력에 의한 힘을 더 받기 때문에, 18t의 힘이 아니라 1.5배 정도가 더 가해져 27t의 힘이 된다고 예측됩니다(물론 언덕 경사마다 다르지만, 사고발생지역은 언덕경사가 꽤 있다).

코끼리보다 사람의 발이 더 아프다는 사실 :


사실, 여성의 하이힐에 찍히는 것이 코끼리가 밟고 지나가는 것보다 더 아프다는 사실을 아셨나요? 코끼리는 네 발로 걷기 때문에 저울에서 재면 총 몸무게는 6t이 나오겠지만, 무게 중심으로 따지면 4등 분으로 분산이 되기 때문에 1.5t이 됩니다. 몸무게 65kg 성인 한 명이 힐을 신으면 두 다리에 분산 되서 2분의 1로 줄어드는 것 같지만, 하이힐이라는 얇고 뾰족한 곳에 몸무게가 실리기에 순간적인 힘이 오히려 더 증가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이태원에서 깔린 사람들도 stampede, 즉 발로 밟혀서 죽었을 것입니다. 흔히, 깔리면 뒷 사람들이 사람 깔렸어요 외치면 다들 멈춘다고 생각하지만, 경사진 언덕과 100명 이상이 만들어낸 27t+@의 힘을 과연 맨 앞줄 성인 한명이 외친다고 과연 견뎌낼 수 있었을까요?

다급해진 사람은 위급상황을 만든다 : 본능이 만들어낸 비이성


심지어, 사람은 위급한 상황이 되면 생존을 위해서 무엇을 잡거나 이성적이지 못한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옛날, 인류의 조상들은 앞에 호랑이, 사자들이 갑자기 공격을 할 때, 몸을 잽싸게 돌리거나 무언가 즉각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 생존에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학습했을 것이기 때문이죠. 호모사피엔스는 지혜로운 인간인데 지혜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생각을 해야하는데, 그런 생각할 시간 조차 없이 행동을 하면 비이성적인 행동이 나올 수 있어요. 그래서, 운동경기나 시험을 치를 때 침착하게 하라는 이유가 다급해지면 사람은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사적모임은 금지될까? : 개인적인 생각


술까지 마신 사람이 대부분이었을테니, 그대로 깔려서 죽는 것은 어찌보면 이전에는 왜 안일어났는지가 의문일 정도로 정말 위험한 상황이 계속해서 발생했었던 것 같아요. 코로나19로 인해 20년 부터 사실 사람들은 파티나 사적 모임같은 것을 자제해왔죠. 원숭이 100마리는 못모여도 인간 100명은 손쉽게 모이는게 인간의 능력인데, 모일 수 없는 상황이 계속 발생하니 참아왔던 함께하려는 욕구가 이번에 분출 된 것 같습니다. 다소 걱정이 되는 것은 정부에서 이러한 파티를 금지할 까봐 걱정이 되요. 개인적으로 이번 사고로 인해 사람들도 이러한 좁은 골목에서 인파가 몰리는 것에 대한 위험성을 인식했을거란 생각이 듭다. 정부차원에서도 금지보다는 안전에 좀 더 인력배치를 해서 사람이 모이려는 욕구는 막지 않았으면 합니다. 본능을 억제하는 것은 분노만 쌓게 할 것 같기 때문이죠.